스물셋 성공신화 앤디 김 사장

.스물셋 성공신화 앤디 김 VOI 사장

고교시절 아파트세 못내 이산가족

컴퓨터 조립 재능 발휘 성공 발판

인터넷 통신 업체등 5개회사 거느려

한창 예민하던 열 여섯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오니 집안 분위기는 여느 때와 달랐다. 눈물 범벅인 어머니는 짐을 꾸리고 있었다. 어머니 사업이 힘들어져 렌트가 밀린 건 짐작했었다. 그런데 아파트에서 쫓겨날 줄이야….

친구 집 이곳저곳을 전전했다. 입 떼기 힘들면 차에서 새우잠을 잤다. 뿔뿔이 흩어진 가족을 대신해 그렇게 갑자기 가장이 됐다. 뭘 해서 입에 풀칠을 할까. 방위 산업체 노스롭 그루먼에서 전기공학 엔지니어였던 아버지를 곁눈질해 배워 11세부터 뜯었다 다시 맞추던 컴퓨터 조립이 떠올랐다. 헐값에 남들에게 컴퓨터를 만들어 주기 시작했다. 싸고 성능 좋은 컴퓨터가 한 대, 두 대씩 태어나자 ‘컴퓨터 천재’라는 소문이 났다. 사람들이 줄지어 섰다.

2년이 흐른 뒤, 어머니는 머세데스 벤츠 세단을 생일 선물로 받았다. 식구들도 다시 모였다. 컴퓨터 조립은 어느새 델, 소니, 암웨이 컴퓨터의 유통 업체로 변신했다. 스물 세살 청년, 앤디 김 VOI 사장. 또래 친구들은 대학 졸업하고 취직 인터뷰하러 다니느라 바쁘지만, 그는 한 달에 두 번 꼴로 해외 출장을 다니느라 부산하다.  경영하는 회사만 다섯 개. 2000년 75센트에 취득한 ‘J2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스’의 스톡옵션을 2004년 행사해 백만장자가 됐다. 하룻밤 몸 뉠 곳을 찾던 10대 소년은 이젠 자기 재산이 얼마인지 모를 정도가 됐다.

김씨는 목소리를 데이터로 바꿔 인터넷 선을 타고 보낸 뒤 마지막에 다시 목소리로 바꾸는 인터넷 전화 VoIP 기술 개발에 지난 2년을 보냈다. 기존 VoIP 기술은 광대역 통신망 6구간을 1∼6단계로 순서대로 써왔다. 그러나 김씨가 특허를 신청한 기술은 6구간을 뒤죽박죽 옮겨가며 사용한다. 낮은 광대역 망으로도 인터넷 전화를 걸 수 있어, 다른 대역을 이용해 사진이나 파일을 전송할 수 있다. 시범 기간 10만 시간 중 95%가 통화 품질이 향상됐다는 반응도 얻었다.  특허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현재 자본금 350만달러인 회사의 기업 가치도 재평가 받을 생각이다. 한국, 일본, 멕시코, 태국, 영국에는 자체 네트웍을 갖췄다. 중국과 싱가포르는 통신법 마찰로 네트웍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한국 법인은 650만달러를 투자해 내년 초에 설립할 예정이다.

김씨에게 꿈이 뭐냐고 물었다. “편의점 세븐 일레븐이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EIF(교육은 자유다)가 있습니다. EIF는 형편이 어려워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학생 60명에게 매년 장학금을 줍니다. 올해는 이 곳에 컴퓨터 10만달러 어치, 무료 VOI 전화카드 1,000장을 기부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제 손으로 EIF 같은 장학재단을 만들고 싶어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성장하는 데 제가 번 돈을 쓰고 싶어요.”

정작 김씨 자신은 아직 대학 졸업장이 없다.  칼리지에서 UCLA로 편입했지만, 일에 파묻혀 졸업에 필요한 두 과목을 아직 듣지 못했다. “언제 대졸자가 될 지 모르죠”라며 웃는 모습은 백만장자보다는 젊은 청년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