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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들 본문

자기계발 (Self Improvement)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들

visiontoday 2018. 1. 27. 14:34

한국에서 10년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들 


"결혼했나요? 몇 살이세요?  보호자나 부모님 직업과 나이는 어떻게 되나요?  혈액형은요?  취미는요?  키가 얼마나 되나요? 술 좋아하세요? 소주 몇 병까지 마실 수 있나요? 김치 좋아하나요? 어디 사세요?  여자(남자)친구 있나요?"


이런 질문든은 한국에서 직장생황을 하기위해 의례히 통과해야 하는 질문들이다.  미국 같으면 당장 소송철차에 들어가겠지만 그래도 여기는 한국이라는 생각으로 최대한 이해하려고 하면서 성심성의껏 답변했다. 


그래도 명색이 글로벌한 한국회사에서 같이 면접에 임한 외국인들 옆에서 내가 너무 얼굴이 화끈거렸다.  블라인드 채용이 시작된지가 한참지났는데 왜 아직도 저런 질문들은 사적인 자리도 아닌 면접자리에서 해대고 있을까?  한국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계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겠다고 와 있는 저들은 얼마나 당황스럽고 왜곡된 이미지를 가지게될까?


다행인지는 사실 모르겠지만 나는 이 회사에 채용되어 근무를 했다.  그러나 소속팀 팀장이 새로운 외국계 직원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어떤 업무를 부여해야 할지 난감해 하는 모습에서  이 회사는 외국인 직원을 받아들일 채비가 돼 있지 않았다.  내가 느끼기에 단지 글로벌 이미지를 내세우고 싶어했고, 몇몇 백인 직원들이 그 요구조건에 맞아 떨어졌던 것이다.  한국인들이 원하는 외국인, 그 회사에서 원했던 외국인 직원은 백인이었다.


한국 기업의 구성원 다양화 노력, 그리고 특정 포지션에 걸맞는 글로벌 인재를 채용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한 것으로 보였다.  그렇지만 백인 직원 채용 절차와 그 절차를 통해 채용된 직원에게 주어지는 역할이 무언가 다르고 예외적인 것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백인 직원을 고용해 마케팅에 매리트를 가지고 잠정적인 이득과 혜택을 얻고 싶다면, 그들의 역할과 권한에 대해 한국인 직원과 똑같이 철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을 뿐만 아니라 백인과 비슷한 가정에서 가정교육을 받고, 백인들과 똑같은 교육을 받은 타인종에게 업무상 불이익을 받았다고 느끼게 해서 자발적인 퇴사를 하게 만들면 안된다. 


나의 전 한국계 직장이 진지하게 인력 글로벌화 노력을 기울였더라면 채용 절차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그랬었더라면 나는 그 일자리를 잡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나보다 더 능력이 뛰어난 인재가 채용됐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젊은 층에서는 이런 편견이 많이 없어졌고 기성세대들보다는 서구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그들 또한 이런 환경에서 하루 9시간 이상을 보낸다면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없을 것이다. 


기업은 지원자들 중에서 옥석을 가리기 위해 다양한 채용 수단을 활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매년 대기업 지원자가 10만 명이 넘는다니 이해할만하다. 그러나 기업의 채용 시스템은 정해진 틀에 갇혀있어, 다양한 재능들을 충분히 걸러내지 못하고 외국인이라면 의례히 백인이어야 한다는 편견이 내가 겪어본 주변의 한국인들에게는 있었다.  세미나가 끝나고 참석자 중에서 맨 뒷자리에 있던 백인에게 마이크를 들이대며 인터뷰를 진행하던 모습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아마도 대외홍보용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싶었던 마음이었던 것 같다. 


한국직원들을 보면 취업 관문을 통과하는 젊은 근로자들은 학력과 각종 시험 점수는 갖추고 있지만 실무 경험은 매우 부족했고. 학력 대신 실무 경험을 갖춘 이들은 대체로 학력이 미달된다는 이유로 기업의 관심권 밖에 놓여 있다. 한국 기업은 자사 채용 프로그램의 효과를 평가할 때 이 부분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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